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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에 서 있던 누런 가사를 등에 걸친 노승이 합장 배례하며 대답했다.”나무 아미타불! 신행

병협(神行病俠) 구 선생(丘先生)과 용괴선파(龍拐仙婆) 광 부인(廣婦人) 두 분으로 말하면, 우

리 파에서도 오래 전부터 잘 아는 분들이십니다. 함께 들어가신들 어떻겠습니까?”신행병협과

용괴선파는 두 손을 맞잡아 인사를 표시했다.”선사께서 이렇게 후대하여 주시니 감사할 따름

이오!”이리하여 세 사람은 두 늙은 스님의 뒤를 따라서 사찰 안으로 들어섰다.얼마 되지 않아서

, 사찰 문 앞에는 또 다른 두 사람이 유성처럼 날아들었다.앞장을 선 사람은 바로 팔음신소 매소

천이었고, 뒤따라 선 사람은 나이 약 이십칠, 팔 세쯤 되어 보이는 여자였다. 눈과 눈썹이 그림

으로 그린 것처럼 아름다운 여자였으나 치올라 간 눈썹 끝과 눈자위에는 가벼운 수심이 서리

어 있는 듯이 보였다.어떤 안타까움이나 원한에 가득 찬 미인의 얼굴이란 더한층 아리땁게 보

이는 법이다. 등에는 한 자루의 경혼검(驚魂劍)이라는 칼을 메고 있으며, 전신에 푸른빛 옷을

걸쳐 몸차림이 가뜬했다. 상반신에 걸친 겉옷도 역시 엷은 빛깔.여자로서의 이런 특수한 몸차

림은, 그 성격마저 여실히 드러내고있는 것 같았다. 말이 적으며 웃기를 즐기지 않는 일종의

침범하기 어려운 위엄이 이 미인의 얼굴 전체에는 감돌고 있었다.매소천이 고개를 돌려 너털

웃음을 치면서 말했다.”약화야! 이곳이 바로 삼보고찰(三寶古刹)이다. 명원방장께서 잠시 이

곳에 머무르고 계시다!”이 아가씨는 바로 매소천의 누이동생 경혼검 매약화라는 여자였다.

아가씨는 지극히 싸늘한 표정으로 가볍게 고개를 까딱까딱했을 뿐, 대답하기도 귀찮다는

.매소천의 말이 그치자, 사찰 안으로부터 하나는 키가 좀 크고, 하나는 키가 좀 작은 두 노승

이 누런 가사를 등에 걸치고 걸어 나왔다.두 늙은 스님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매소천이 먼저

명랑하게 웃으며 두 손을 맞잡아 흔들어 인사를 표시했다.”천정(天淨), 천각(天覺), 두 분 선

사님! 이 매소천이 너무 늦게 도착한 것 같아서 죄송하오!”키가 좀 큰 늙은 스님이 바로 소림

파의 제이대 고승, 법호는 천정이라고 했다. 한편 손을 가슴에 대서 답례를 표시하며 말했다.

“매소천 두령님! 빨리 들어오시오! 시간은 아직도 이르니까‥‥‥‥”키가 좀 작은 늙은 스님은 바

로 천각이라는 고승.천연스럽게 너털웃음을 치면서 말했다.”매 형! 이번에야말로 좋은 적수

를 만나시게 되셨구려?”매소천도 통쾌하게 웃었다.”핫! 핫! 핫! 스님! 소생을 얕잡아 보시는 것 같

은데, 스님의 저 유명하신 용호장(龍虎掌) 수법으로도 이번 적수는 만만찮을 것 같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