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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추고 자기 방어에 주력을 기울이기도 했다.그러나 역시 매소천은 몇 번인지 무영

객의 끔찍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얼음장 같은 냉풍(冷風) 공세 앞에 아슬아슬한 위기

를 맞았다. 위험한 고비에서 쓰러질 듯하면서도 매소천은 이를 악물고 버티었지만

, 그의 공세는 이미 옥퉁소의 제팔단인 일단(一段)의 수법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이 일단의 수법은 만잔불등(萬盞佛燈)이라고 부르는 수법이었다. 팔단의 수법 중에서

최고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법이다. 매소천은 다년간 통소의 수법을 연구하고

단련한 이래, 이 최후, 최고의 일단의 수법을 일찍이 시험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오

늘밤에는, 어쩔 수 없이 최후의 결사적인 수법까지 시험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만약에 이 일단의 수법마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에게는 오직 죽음의 길

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매소천의 표정은 비장하고도 긴장되었다. 숨을 깊이 들이마셨

다. 전신의 온갖 진기를 한 자루의 옥퉁소로 집중시켜서 필사적인 일격을 가하려는 것

이었다.그는 별안간 몸을 납작하게 움츠렸다. 그러더니 땅바닥을 살살 기면서 옥퉁소

를 불쑥 하늘을 찌르듯 치올렸다.선당 문밖 조그만 뜰에는 온통 옥퉁소에서 줄기줄기

떨쳐 나는 광채가 화살같이 꽂힌 것 같았다. 줄기줄기마다 옥퉁소의 그림자 끝에서는

하얀 광채가 번쩍번쩍! 마치 땅 아래서 공중을 향하고 무수한 화살을 쏴 지르는 듯,

퉁소에서 울려 퍼지는 기묘한 음향은 밤하늘 높이 멀리멀리 메아리쳐 나갔다.옆에 비

켜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도 그대로만 있을 수 없어

서, 두 소맷자락을 맹렬히 휘두르더니 몸을 날려 저편 담 위로 올라섰다.실로 무예계

에서 보기 드문 괴상한 대결이었고 또 괴상한 기술과 기술의 싸움이었다. 무영객의

연기처럼 가볍게 허공에 떠 있는 그림자 같은 신형도 쉽사리 땅 위에 내려설 수는

없었다.”우흐흐흥!”괴상한 웃음소리를 터뜨리면서 무영객은 별안간 몸을 회오리바람처

럼 빙글빙글 돌렸다. 그리고 두 손을 아래로 홱 뿌려서 매소천의 공세를 무난히 막아

내려 목청이 터질 듯 악을 썼다.”매소천! 그대의 대단치도 못한 재간이 이제는 기진 맥진

한 모양이지! 하지만 그대의 대장부다운 장지(壯志)를 생각하고 끝까지 상대해 주기로

한다!”말소리가 그치자, 무영객은 손바닥의 그림자로 하늘을 온통 뒤덮었다. 줄기줄

기 뻗쳐 나는 퉁소의 힘을 손으로 움켜잡아 버리자는 배짱이었다. 두 손바닥을 엎치락

뒤치락할 때마다, 시커먼 연기가 꾸역꾸역 퍼져 났다. 그 시커먼 연기는 손바닥보다도

먼저 화살같이 앞으로 달려 나가서, 땅 아래서 치밀어 오르는 매소천의 옥퉁소의 힘을

꽉 막아 버려, 추호도 위로 치밀어 오르지 못하게 했다.사생 결단의 치열한 싸움이 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