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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게 된다면 몸을 숨기고 아무도 모르게 싸움을 거들어 주면 될 게 아니냐? 그리고 나는
그 무영객이란 자가, 내가 마음속으로 상상하고 있는 인물인지 아닌지 확인해야만 되겠다!”
비운은 강주 아가씨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지라,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
었다.결국 두 아가씨들은 몸을 훌쩍 날려 마치 두 덩어리의 구름장이 바람에 둥둥 떠 가듯
이 뒤를 쫓아갔다.아침 해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순식간에 두 아가씨들은 성밖으로 십여
리 길이나 달려 나왔다.홀연, 앞으로 바라다 보이는 산비탈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갈팡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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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하고 있었다. 누군지 싸움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두 아가씨들은 다시 몸을 날려 눈 깜짝
할 사이에 산비탈 위로 달려가 높직한 나뭇가지 위에 올라섰다. 산비탈 위에는 십여 명 이
나 되는 사람들이 한데 몰려 있었다.그 많은 사람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두 사람.하나는
키가 작달막하고 얼굴이 비쩍 마른 거지꼴을 하고 있는 사나이.그 거지꼴을 하고 있는 사나
이의 바로 맞은편에는 몸집이 우락부락하기 마치 철탑(鐵塔) 같아 보이는 장정이 버티고 서
있는데, 손에는 길이가 한 장(丈)이나 돼 보이는, 굵기가 사람의 팔뚝 같은 쇠뭉치를 들고 있
었다. 적어도 육, 칠백 근 중량이나 돼 보이는 거창한 쇠뭉치를 손에 잡고 두 눈을 딱 부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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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고 있는 그 장정은 마치 으르렁대는 사자와도 같이 무시무시해 보였다.거지 꼬락서니를
한 사나이가 소리를 질렀다.”이봐! 이 친구! 그대는 어디서 나타난 사람이냔 말이야?”우락
부락하게 생긴 장정이 두 눈을 부라리며 마주 악을 썼다.”내가 누구라는 건 알아서 뭣을
어쩌겠다는 거냐?”거지 꼬락서니의 사나이는 코웃음을 쳤다.”그건 물어 보지도 말란 말
인가? 현재, 신계(辰谿)란 고장이 얼마나 긴장되어 있는데 아무나 함부로 까불고 돌아다
니게 내버려두는 줄 알구?”우락부락한 사나이의 두 눈은 거짓말을 좀 보탠다면 달걀만
큼이나 커다래졌다.여전히 고함을 질렀다.”어떤 고장이고 간에 나는 두려울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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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리가 그치는 순간, 그는 쉭 몸을 날려 그 거창한 쇠뭉치를 휘두르며 거지 꼬락서니
의 사나이를 들이치려고 덤벼들었다.거지 꼬락서니의 사나이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뽑
아서 너댓 장 거리를 단숨에 미끄러져 나갔다.이때, 돌연 펑하는 요란스런 음향이 울려
퍼졌다.산비탈 위에 박혀 있던 큼직한 바윗돌이 쇠뭉치를 휘두르는 바람에 산산조각으로
부스러져서 돌가루가 사방으로 너댓 장 거리나 튀면서 빛발처럼 뿌려졌다.거지 꼬락서
니의 사나이는 멀찍이 몸을 피하고 땅 위에 서자마자 몸을 회오리바람처럼 빌글빙글 돌
리면서 냉소를 터뜨렸다.”흐흐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