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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유사고 아가씨는 이 순간에 그렇게 심하던 아픔이 다소 가라앉는 것 같았다.참다 못

해서 발칵 소리를 질렀다.”아가씨! 바로 저놈이 소씨 도련님에게 모욕을 준 놈이에요! 그

도련님은 그런 흉칙스런 짓을 하실 분이 아녜요! 모든 일을 분명히 저놈이 꾸며 내서 도

련님을 망쳐 놓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다 뒤집어 씌우려는 엉뚱한 수작이라는 걸 아

셔야 해요!”유사고 아가씨의, 목전의 오로지 한 줄기 희망이란 것은 강주 아가씨에게 매

달려 있었다.강주 아가씨가 무영객에게 손을 대면 혹시 쫓아 버릴 수가 있지 않을까 하

는 일루의 희망.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도 어떤 기적적인 구원의 손길이 뻗쳐질지도 모른

다는 마지막 가엾은 희망.한편으로는 자포 자기의 심정도 없지 않았다. 너무나 자기 자

신이 받는 고통이 견디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빨리 대결을 하든가, 결투를 하

든가 해서 모든 일이 한시 바삐 끝장이 나버렸으면 하는 심정.”응! 맞았어!”강주 아가씨

는 별안간 실성한 사람같이 발칵 소리를 질렀다. 그제서야 무영객이 여태까지 한 말이

뭣을 의미하는 것인지 대강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일종의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는 강

주 아가씨의 얼굴은 단번에 새빨개졌다.발칵 소리를 질렀다.”맞았어! 우리 오라버니는

자진해서 그런 짓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무영객은 여전히 가소롭다는 너털웃음.”헤

헤헤‥‥‥헤헤!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앞으로 너희들이 그 소가라는 젊은 녀

석을 찾아서 직접 물어 보면 명백해질 노릇이 아니겠느냐?”그러나 사실인즉, 무영객은

이 순간에 모든 결과를 환히 내다보고있었다. 지금쯤 소세옥은 이미 전신에 온통 극약

의 독기가 퍼져서 살점이 썩어 문드러지고, 도저히 입을 놀려 말을 할 수 없을 형편이

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딴전을 부려서 이발 저말 되는대로 주워 삼키는

것은, 이렇게 해서 강주 아가씨를 잠시 속여 놓으면 소세옥이 죽어 버린 뒤에는 사실

을 규명할 만한 증거조차 없어지리라는 배짱이었다. 따라서 소세옥을 죽였다는 책임

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화산파가 뒤집어 쓰리라는 점까지 계산에 넣고 있었다.강주

아가씨는 어디까지나 순진한 마음씨로 무영객의 속임수에 넘어가서 솔직한 말로만

대꾸하는 것이었다.”그래도 좋아! 그이가 몸이 좋아지기만 하면 나는 꼭 물어 볼 테니

까‥‥‥ 정말 그대가 우리 오라버니에게 그런 못된 짓을 했거나, 극약을 써서 중독 상태

에 빠뜨렸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나는 다시 그대를 찾아서 묵은 셈을 철저히 따져서

청산하기로 할 테야!”무영객은 마음속으로 가소로움을 금치 못했다.’어쨌든 계집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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