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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터는 개수대 앞의 나무의자에 앉아서 피식 웃었다. 아무리 그래도 늑대의 얼굴

이라서 웃는다는 표정을 구분하기가 좀 어렵지만, 아무래도 3개월 동안 부대끼고

살다보면 표정 정도는 어떻게 알 수 있다. …요충족을 제외하고.난 윌터 옆에 앉아

서는 주방장이 열심히 만드는 우리의 간식을 기다리기로 했다.매일 새로운 메뉴를

개척하는데 재미가 들린 주방장은 훌륭한 솜씨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게다

가 3 주방에는 인간, 요수족, 요충족, 암인족(暗人族)의 총네 종족이 있어 색다른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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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아마도 주방장은 서로 다른 종족들이 내리는 평가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을 것이다.주방장은 ‘이스단 민헨’이라는 인간으

로, 거의 2미터는 될 듯한 키를 가진 거한이다. 그에 어울리는 근육질을 가지고 있

지만, 생김새와는 다르게 순박하고 세심한 면이 있는 멋진 사나이다. 종종 이렇게

간식거리도 만들어주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건 절대 아니다.이스단이 덩

치에 비해서 상당히 작은 요리도구들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은 다 큰어른이 소꿉장

난을 하는 것과 같아서, 보고 있자면 상당히 재미있기도 하다. 넓은어깨와 등판이 꼼

지락 거리는 모습은 그 모습에 반해 결혼했다고 하는 그의 부인의 말을 어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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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게 해준다.”아, 맞아. 오늘 온다는 특별손님 이야기는 들었냐?”내가 이스단의

모습에서 한가한 재미를 느낄 때, 윌터가 막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특별손님이라

면, 그 ‘귀빈’에 관한 이야기인가? 나는 무슨 말이냐는 듯 눈을동그랗게 뜨며 고개

를 저었다.”나도 아까 우연히 들은 건데 말이야, 오늘 온다는 그 손님은 유정족(流

精族)인모양이야.””에에? 유정족? 이 식당 의외로 정말 다종족주의네?””내가 여기서

일하는 2년 동안 못 본 종족이 없을 정도니까.”윌터는 어깨를 으쓱했고, 나는 신기

하다는 듯 귀빈실이 있을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봐야 천장이 보일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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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너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귀빈실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 유정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유정족은 자연의 근본적인 힘이 모여서 성격을 가지게 된 종족으

로, 흔히 부르길정령족(精靈族)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들 앞에서 정령이라고 하면

그들은 화를내는데, 그들은 간단한 손짓으로도 정령을 불러내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들에게있어선 하인이나 같은 존재일 테니 동급으로 불리면 싫겠지.그들은 자연의

제일 원초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불, 물, 흙, 바람, 빛의 다섯류로 나뉘어져 있고,

각 류는 그에 속하는 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자면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