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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소천이 선뜻 대꾸했다.”여보게 화상 친구! 어디서 냉매선자(冷梅仙子)의 천하 명주라는 천

일취(千日醉)라도 한 주전자 얻어 마셨나?”냉매선자의 특제품인 천하 명주 천일취 소리만 들

어도 주육화상은 얼굴이 샐쭉해지며 심술을 부리는 것이었다.”이런 빌어먹을 친구들이! 그렇

지 않아도 나는 자네들과 한바탕 단단히 따져 볼 작정이었어! 잘들 했어! 적어도 일파의 영도

라는 친구들이, 하나는 문하생을 시켜서 나를 단단히 골탕을 먹이더니, 이번에는 또 다른 영

도자 한 분께서 나를 조롱하고 계시군 그래 ?”제일명이 참다못해서 껄껄대고 웃었다.”핫! 핫!

핫! 언젠가 근사하게 마셨던 천하 명주 천일취의 맛이 생각나서 그러는 거겠지?”언젠가 이들

에게 속아서 오줌을 술인 줄 알고 꿀꺽꿀꺽 기분 좋게 마셨던 생각을 하면 주육화상은 울화

통이 터져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에이! 못된 친구들! 그때 생각을 하면 내, 가만히 있을 수

없단 말야! 장난도 분수가 있지! 사람에게 오줌을 먹여 놓고 좋아하고 있다니? 어디 오늘 나

한테 혼 좀 나 보지!”주육화상이 약이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악을 고래고래 지르며 두발로 방

바닥을 쾅쾅 구르며 야단법석을 하는 바람에 등잔불이 깜박꺼져 버렸다.제일명과 매소천은

주육화상의 성미를 잘 아는지라, 화상이 발을구르고 야단을 치는 순간, 서로 쳐다보고 씽끗

웃으면서 몸을 훌쩍날려서 주육화상이 두 손으로 퍼붓는 장풍(掌風)을 슬쩍 피해 버렸다.

등잔불이 꺼져 버렸는지라 주육화상은 어쩔 수 없이 괴상하게 생긴 두 눈을 두리번두리번

하면서 선방 한복판에 떡 버티고 서 있을 뿐.매소천과 제일명은 어느 틈엔지 선방 문밖으로

몸을 피해 서서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이때 침상 위에 앉아 있던 명원상인이 나지막한 음성

으로 불호(佛號)를 외고 나서 말했다.”나무 아미타불! 사형(師兄), 그리 좀 앉으시오!”주육화

상은 평생을 두고 참선(參禪)도 좌선(坐禪)도 하지 않고, 경도 읽지 않고 음식도 닥치는 대로

먹으며 진종일 술내만 풍기고 사는 사람이지만, 명원상인이 이렇게까지 정중하게 말을 하

는 것을 보니, 적어도 소림파의 영도자인 그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을 수 없게되었다.즉각

에 엄숙한 태도로 몸을 돌이키고 명원상인에게 합장하고 절을 하며 답례를 했다.”그동안

무고하셨소? 진작 찾아 뵙지 못하여 죄송하오!”명원상인은 두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잔잔

하게 웃었다. 주육화상을 바라보며 또 말했다.”오래 전부터 듣자니, 형은 온갖 재미는 다

보고 다니시며 널리 중생에게 공덕(功德)을 베풀고 계시다는데, 같은 불문(佛門)의 제자로

서 자주 만나 뵙지 못함이 유감스럽소!”